me telling the stories

임산부 클라스 (Antenatal Class) : 육아 (Parenting)

yyva 2013. 3. 7. 01:08

오늘은 4주째 임산부 수업. 

실제적으로 마지막 클라스였지만, 

지난주 모유수유 편을 감기로 빠진 관계로, 

사실상 나에게는 3번째 수업이 되겠다. 


3주후에 다시 그 수업이 있는데, 교육을 담당한 미드와이프는

예약없이 와도 된다며, 

혹시 그때까지 아이가 안나오면 

다시오란다. 모유수유편을 듣게 해준다고. 


우리 사랑이 남은 6주 다 꼭 채우고 나와주길.. .


오늘 수업은 지난 번 보다 숫자가 확 줄어든 기분이다.

나의 버(ㄹ)쓰 파트너(Birth Partner)도 사정상 함께 하지 못했으니, 

머... 어쨌든 수가 줄었다. 


가는 길에 만난 나의 클라스 메이트(?)는 

내가 감기로 지난주 수업에 빠져서 안타깝다고, 수업이 어땠냐고 물으니,

'지난주에 너 안나왔길래, 넌 모유수유 안하는 줄 알았다'며 너스레를 떤다. 


모유, 안나오면 못하지만, 나오면 해야지.. 



<오늘의 주제는 육아. Parenting>


몇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우리 자신들이 우리부모로 부터 어떻게 키워졌는지, 

좋았던 점, 자신도 그렇게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점, 

좋지 않았던 점, 내 아이에게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 점 들을 이야기 나눠보라고 했다.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다. 

자기절제 교육, 매너교육, 자녀들과의 의사소통, 놀이, 그리고 무한한 사랑 등이 좋았던 기억들로 이야기 되었고, 

체벌, 특히 구타 같은 이야기들은 좋지 않은 기억들로 이야기 되었다. 


특히 무한한 사랑은, 주어도 주어도 아이들에게는 넘치치 않는다는 어떤 분의 말은 

가슴에 와 닿았다. 


아프리카에서 온 한 친구는 

어릴때부터 엄마한테 거의 구타수준으로 맞아서, 

자신은 엄마보다는 아빠의 딸(Dad's girl)로 자랐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니, 미드와이프가 이야기해준다, 영국에서는 심지어 아이들의 엉덩이를 때리는 것도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고.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교육을 하는지, 

어린이 집에서 교육을 하는지, 

12살 딸을 둔 한 아빠는 자신의 경험을 빗대어 이야기 하는데, 아이가 이러더란다,

'아빠 나 한대만 때려봐. .그럼 나 신고한다!! 번호가 0800. ... . . ' 

그러면서 아빠를 위협한단다. 

물론 그 아빠는 자기는 그 번호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아이는 항상 그 번호를 자기 앞에서 외운다면서, 

농담처럼 이야기 했지만, 

이 나라에서는 때리는 것을 체벌을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인가 보다. 



출산직후 일어나는 일


그렇게 워밍업이 끝나고 

우리는 출산 직후 아이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에 대해서 

스텝 바이 스텝으로 이야기를 들었다. 


1. 아가가 태어나면 탯줄을 자르고, 그 즉시 아가는 엄마의 가슴위에 올려진다. 

   산모들은 여러가지 반응을 보일 수 있는데, 

   큰 숨을 쉬며 감동을 느끼기도 하고, 

   너무 익사이팅 해서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고 한단다. 

   순간을 즐리고, 아가와의 접촉을 충분히 누리란다. 


2. 그리고 나서는 자연스럽에 아이에게 첫 모유를 물린다. 

   서두를 필요는 없다. 

   자연스럽게 아가가 엄마의 냄새를 맡고 친근감을 느끼고 본능적으로 모유를 빨게 된다. 


3. 그런 다음, 아가는 기본적인 검사를 받는다. 

   간호사가 아이를 닦고, 키, 몸무게, 손가락, 발가락 등등 기본적인 테스트를 받게 된다. 


4. 아가는 태어나자 마자, 이 나라의 국민건강보험 번호를 받는다. 

   출생신고서도 받는다. 부모는 그걸 작성해서 여기저기 보내야 할 곳에 보내고, 신고를 한다.

   우리 사랑이도 대사관에 한국 국적으로 출생신고를 해야한다. 

   여러가지로 생각만 해도 복잡한데, 다 그때가 되면 하게 된다고 걱정 말란다. 


이 모든 과정에서 아가를 엄마 곁에서 떼어 놓지 않는다고 했다. 

엄마아빠가 보고 있는 공간에서 이 모든 것이 이루어 진다고 했다. 

아이는 태어나서 집에 갈때까지 엄마 곁에 있는다. 


아가가 바뀔 염려는 없단다. 

예전처럼 신생아실로 데려가서 택(Tag)을 달고, 아빠들이 유리창 바깥에서 쳐다보는 일은 없다면서, 

마치 중세시대 이야기 하듯이 이야기하며 웃는다. 

그 당시(Those days)에는 마치 아이 공장 같았다면서, 

몇번 아기 데려나와 주세요 하면 간호사가 데려나와서 아빠가 안아보고, 엄마가 우유 먹이고 했다면서,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 끔찍(?)했단다. . 헐...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그런 병원이 많지 않나? ? 



엄마의 샤워


정상적인 엄마라면 

병원에서는 단 하루만 지낸다. 


엄마는 아이를 낳고 샤워를 할 것을 권장 받는 다는데, 

그건 자기 뜻대로 해도 된다고 하니, 사람들은 조금 찡그린다. 

우리 나라는 아이 낳고 바로 샤워한다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 

난 그냥 집에 와야하나.. .



아가의 첫목욕


신생아의 첫 목욕은 아이가 땀을 흘릴 때까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다. 

더 늦어 질 수록 좋다고 했다. 

또, 아가는 너무 자주 목욕을 시키지는 말라고.. 


배꼽이 자연스럽게 떨어질 때 까지는 미지근한 물 수건으로 닦아주고

목욕을 하게 되더라도 목욕용품을 쓰지 말라고 권고 했다. 


아무리 오가닉이라고 하여도, 

아이의 피부는 아직 그런 화학 성분을 감당할 만큼 강하지 않고, 

그런 제품을 쓸만큼 더럽지도 않단다. 

아가가 먹는게 한정적이기 때문에, 똥을 싸도 물로만 씼는 것이 충분하다고 미드와이프는 말했다. 


아이의 피부가 점점 강해지는 것을 느끼고, 

땀을 흘리게 되는 시점이 되면, 

그 때는 조금씩 아기전용 목욕용품을 쓰는 것이 무방할 거라고 했다. 

아이들마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의 성장을 관찰하고 가까이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몇번이고 강조했다. 



아가 목욕탕 및 가젯 (Gadget


미드와이프는 그냥 세수대야면 될 것이라고 이야기 했고,

한 아저씨는 (역시 남자들은 물건 준비에 귀재) 요즘 스토케에서 나오 접이식 아가목욕박스 (Flexi)를 소개했다.

마치 영업사원처럼. ㅎㅎㅎ 30파운드라고 하니 미드와이프는 눈이 튀어나올라고 했다. 

다른 사람들은 좋다고 난리다. 

지난번 베이비 쇼에서 봤는데, 첨엔 이쁘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사실 가격도 너무 하다 싶었고, 접이식이 좀 맘에 안들었다. 

물기가 남아있으면 세균번식도 쉽고 해서 왠만해서는 접이식이 귀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여튼 이쁜기는 하다. 


미드와이프는 목욕을 할 때 아이를 안는 법, 씻기는 법을 설명해 주었다. 

듣고 보니, 요즘 아이 목욕할때 앉히는 스푼 같은 거나 해먹같은 것들이 

아기 목욕탕에 세트로 나오는 것을 종종 봤는데, 

그게 필요 없드라. 


미드와이프의 말처럼, 아직 목도 못 가누는 연약한 아이를 

스푼위에 올려놓고 씻기겠느냐... 그렇게 올려놓으면, 엄마가 아이 목을 잡기에는 더 불편할 것이라는 것. 


글쎄 나는 써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듣고 보니 그런 제품은 썩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존 루이스에서 세수대야 같은 작은 기본 목욕탕을 하나 산것이 잘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교육담당의 미드와이프가 조금 올드패션(Old-fashioned)한 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내가 그런 스퇄이라 그런지, 

난 좋다. 그냥 자연스러운게 요란스럽지 않고 좋다. 


이와 더불어서 미드와이프는 다양한 아가를 위한 가젯들이 과연 필요한지 우리는 

2-3번 고민을 해보고 사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가는 우리 생각보다 빨리 커서 옷도 많이 필요 없고, 

큰 침대도 때가 되어서 필요하지, 처음부터 가지고 있을 필요를 잘 따져봐야 할 것이라는 것. 

뿐만아니라, 획기적인 물품,

아가 기저귀 갈 때 쓰는 물티슈를 따뜻하게 뎁혀주는 워머(warmer) 라든가, 

다양한 기능이 있는 온도계 등등 

사실은 필요 없는 것들 혹은 쓰고 너무 빨리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 천지라고... 

잘 생각해 볼 일이다. 


한편으론 돈 있으면 다 하지 않을까.. 없어서 못하는 거지.. 

생각이 들다가도, 

역시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는 돈이 있으나 없으나 똑같이 실천해야 하는거지, 

있으면 해도 되고 없으면 안되고 하는 것은 지나친 자격지심에서 나온 말이 아닌지 반생해 보았다. 



아가가 잘 때


아가는 잘 때 꼭 등을 바닥에 눕혀 재우고, 

아직 두꺼운 솜이불은 위험하단다. 

아가가 자는 방의 온도가 중요하고, 너무 춥거나 너무 더우면 안된다고. 


심지어 겨울에도 아가는 그렇게 따뜻한 이불이 필요없다고. 

이 나라에서 아이들을 좀 춥게 키우는 면도 없지않아 있을 것 같다. 

오늘 교실의 온도가 어떠냐고 미드와이프가 묻는다.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딱 좋네요!'라고 말하는데, 

미드와이프왈, 아이에게는 너무 더운 온도라고. 24도는. 

16도에서 20도 사이가 가장 적당하단다. 


실내에서는 모자를 벗기는 것도 잊지 말 것. 



아가와 담배 


부모는 물론이고, 한집에 살고 있다면, 

아가가 있는 가족들 모두 담배와는 담을 쌓아야 하는 시점이다.

잘못하면 아이가 병에 걸릴수도 있다... 가 아니라, '죽을수도 있다'고 한다. .무서워!!! 


혹, 담배를 피우는 손님이 놀러왔을때는, 

그 사람이 옷을 바꿔입지 않은 한은, 그 사람의 옷 가까이에서도 아가가 숨쉬지 않도록 하란다. 

(물론 그렇게 할 거다.) 

반드시 손을 씻고 아이를 만져야 하고, 

담배를 피는 사람의 경우는 왠만해서는 집에 들이지 말라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아가의 면역력이 생기기 전까지는 차라리 그 집에 방문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그래서 길에서 담배피우는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아이를 데리고 나가는 것은 금물!!! 



포경수술과 여성의 할례


아가의 기저귀를 가는 이야기를 하다가, 

여성의 할례 (FGM: Female Genital Mutilation)와 포경수술에 대한 토론도 잠시 이어졌다. 

요즘 영국에서, 특히 의료계에서는 이 주제에 대한 토론이 한창이라고 했다. 

여성의 할례의 경우, 아프리카에서는 전통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국제적 상식에 어긋나고 인권을 침해하는 행동이라고 해서 

전세계적으로 반대 운동도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남성의 포경수술의 경우는 위생의 이유로 많은 나라에서 

어린나이에 '부모에 결정에 의해' 수술이 되고 있다고 하는 점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살다가 의료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람들은 수술이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그런 문제를 대비해서 미리 포경수술을 해야 한다는 논리에 물음표가 던져진 것이다. 

그것도 부모의 결정에 의해서...

포경수술은 아이 때에 반드시 맞아야 하는 예방접종과는 그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부모에 의해서 미리 수술이 결정되고 그 고통이 아이에게 부담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의견이다.

아이들이 어릴때 해야 고통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는 의견에 대해서는, 

아이들이 고통을 머리로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서,

아이들을 어릴때 편한대로 던지고 때리고 하지 않느냐는 반박을 할 수 있겠다.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부모를 포함한 남들이 어찌 알겠냐는 것이다. 

수술로 인한 고통은 어릴때나 커서나, 머리로 기억을 하거나 못하거나 이 문제의 근거로 쓰이기에는 

타당성이 많이 부족하다. 


미드와이프는 어느것이 의학적으로 더 안전한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그 질문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견지를 표할 수 밖에 없다'고 답을 피했다. 


생각해 보니 우리나라만 해도, 여성들의 할례에 대해서는 

'그게 뭥미???' 하는 분위기지만, (사실 자라면서 들어본적도 없다.) 

남자의 포경수술은 너무 당연한 문화로 받아 들여졌었다. 

아직도 무엇이 아가를 위해서 무엇이 옳은지는 모르겠으나, 

심각한 의료적 문제가 생기지 않는한, 

아이가 커서 스스로 결정을 할 수 있을 때가 될 때 까지는 

우리 부부가 나서서 시킬 요량은 없다고 생각했다. 




오늘 수업은 더 흥미 진진 했다. 

아이가 마치 태어난 것 같이 흥분도 되고, 

수없이 갈게 될 기저귀를 가는 나의 모습을 상상해도 설레기만 했다. 


한 참석자의 제안으로 우리 산모들은 한자리에 모여 사진도 찍었다. 

연락처도 주고 받으며 병원에서 만날지도 모르는 서로의 얼굴을 기억했다. 

같은 병원으로 배정을 받았으니, 

사는 지역도 비슷하고, 

나중에 아이들을 낳아서 함께 플레이그룹(놀이그룹)도 하고, 

정보도 공유하자며 4주간의 임산부 클라스와 함께 아쉬운 작별을 했다. 



가장 오른쪽은 미드와이프 선생님. ^^  사진을 찍어놓고 서로 무슨 범죄자들 라인업 한 것 같다며 ㅋㅋㅋㅋ 



이렇게 듣고 나니 어째 세상에 공부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없고, 

쉬운 일이 하나도 없나... 싶다. 


우리 부모님들은 어째 나를 이렇게 키웠을까.

차라리 모르는게 상책일까.. 

하는 생각들로 머리속이 다시 복잡해 진다. 

그나마 블로그로 정리하며 다시 머리를 비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