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했던, 그야말로 동화같았던 로얄웨딩이 치.러.졌.습니다.
Happily ever after 나, good luck!! 들이 적힌 카드, 얼굴 가면, 접시, 컵들이 아직도 선물가게에는
만연하고 있지만, 그 축제의 분위기는 이제 사그러 들고, 다시 원래의 관광지 런던으로 돌아왔습니다.
로얄웨딩 중계, BBC
로얄 웨딩 날 시내로 걸음을 옮길까 말까 하다가,
TV 중계로 케이트가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입장을 해서 윌리엄과 함께 서는 모습을 보자마자
웨스트 민스터 사원으로 나섰습니다. 결혼식이 끝나면 퍼레이드를 한다는데,
런던에서 이런 날을 구경하는 것이 또 올까 싶어, 축하도 해 줄겸 (ㅋㅋ) 거리로 나섰습니다.
티비로 중계된 로얄 웨딩
아니나 다를까...
웨스트민스터 서쪽으로 있는 람베스 다리를 건너면서 부터,
경찰과 바리케이트들이 즐비했습니다. 역시나 빅벤앞으로 가는 건 무리였습니다.
사람도 버스도 차도 웨스트 민스터 사원 뒤쪽 근방 50미터 정도는 모두 차단한 상태였습니다.
아이폰의 인터넷 마저 차단한 모양이었습니다. 폰에서 뉴스로라도 보려고 했더니, 불통입니다.
사원뒤 하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레인지 로버와 재규어
정문쪽만 사람들과 미디어로 가득차있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텐트를 웨스트 민스터 사원 앞과 버킹엄앞은 텐트들로 가득했다더니, 역시나 그쪽으로는 시야마저 막혀있었습니다. 사원 뒤에는 하객들을 기다리는 고급차량들이 있었는데, 영국의 자존심과 효율성을 조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레인지 로버, 재규어, 롤스로이스 등의 영국차량들을 이용하는 왕실. 로얄 하객들은 버킹검에서 미니벤으로 한꺼번에 출발했습니다. 그래도 왕족인데, 벤츠라도 타고 가야하는 거 아닌가 싶은데 말이죠. 화려한 모자와 드레스를 입고 버스에 옹기종기 앉은 모습이 참으로 영국 스럽다 싶었습니다.
케이트가 타고온 여왕의 롤스로이스는 지난 학생 데모에서 변을 당했던 그 차량을 또 고쳐서 쓰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차량 모델도 신식은 아닙니다. 열심히 고치고 또 고쳐쓰는 영국사람들. 여왕도 그러네요..
사원 뒤쪽에 있으니, 퍼레이드를 준비하는 마차와 병정들이 줄지어 있어서
마차꼭대기, 병정들과 그들이 올라탄 말 궁뎅이만 열심히 쳐다봤습니다. 물론 그렇게 많은 말들이
한번에 그렇게 나오는 일들이 많지 않으니, 말X 냄새도 로얄웨딩 감이었습니다. ㅠㅠ
마차와 함께하는 퍼레이드 행렬
결국 앞모습을 보다!!
순식간에 새로 부부가 된 윌리엄과 케이트는 온데간데없고, 함성소리만 들렸습니다.
서로들 보겠다고 난리들이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말이죠. 마케킹처럼 공중전화위에 우뚝 서있는 아저씨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젊잖아 보이시는 아주머니 까지두요.. 무슨 퍼포먼스를 보는 듯 했습니다.
좀 보겠다고!!
날씨도 좋고, 길에 차가 없으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버킹검 궁전앞 세인트 제임스 공원에 가면 이벤트라도 있을까 자리를 옮겼습니다.
전날 신문 부터, 로얄 웨딩 아침 신문까지, 케이트의 이동 경로, 퍼레이드 이동 경로,
버킹검에서의 발코니 인사, 키스 시간마저 광고를 해댔으나,
어차피 사람이 많아 계획대로 움직인다고 그 스케쥴은 맞출수 없었으니...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기념품들, 기념 메뉴를 제공하는 펍들
그렇지만, 역시 장날은 장날인가 봅니다.
공원으로 걸어가는데, 결혼식을 마치고 들어오는 군악대들과 왕실 소속 군인들의 행진이 있었습니다.
역시 걸어오길 잘 한것 같습니다. ㅎㅎ
군악대 행진
명동, 런던의 박싱데이(Boxing Day) 이후로 사람들한테 떠밀려 다녀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그것도 그 넓은 공원에서. 잔디가 숨을 쉴수 있을까 싶은 정도로
사람들이 눕고 앉고 걷고 하면서 공원을 점령하고 있었습니다.
호수가 없었더라면, 이 지반이 가라앉지 않았을까 싶은 정도로, 런던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을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버킹검 궁전 앞 공원을 장악한 사람들
사람들이 지나간 자리는 역시나 쓰레기 한가득.. 누가 치우나.. 싶었는데,
이래서 많은 사람들이 세금으로 결혼식을 하네 마네 했던 거군요..
응급차량에, 임시화장실에, 쓰레기에..
임시화장실
그러고 보니 도시가 장식 천지입니다. 유니온잭(영국국기)이 여기저기 흩날리고. ...
그래도 이 많은 관광객들의 하루 식사라면, 이 나라 돈 좀 벌지 않았겠나 싶더라구요.
이런 행사, 아무 나라나 만들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세금좀 쓸만 합니다.
사람들이 지나간 풍경.
공원에서는 그날 결혼식 식순을 2파운드에 팔고 있었는데, 윌리엄과 해리 파운데이션(재단)이라는 게 있군요.
도네이션이 되어서 좋은일에 쓰이는 가 봅니다. 윌리엄, 케이트 사진도 있고,
웨스트 민스터에 대한 소개도 있고.. 괜찮네요.
도네이션도 할겸, 기념으로 가지고 있을 까 싶어 하나 샀습니다. ㅎ
로얄웨딩 식순지
초대형 왕실 깃발이 달린 버킹검 궁전.. 멀리서에서..
미디어 열기
버킹엄 앞에서 어슬렁거리던 우리도 알지 못하게 키스는 끝났고, 사람들의 환호소리만 들렸습니다.
이제 점심을 먹으러 발길을 돌리는데,
정면에서 사람들의 행렬이 걸어오길래, 시위대인줄 알았으나... 축하객들이 버킹검궁전으로 몰리는 모양이었습니다.
축하 관광객 행렬
공군의 저공비행 시험을 보인다는 이야기가 들리기가 무섭게,
머리 위로 제트기가 굉음을 내면서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그렇게 군중을 빠져나와서 허기진 배를 채우러 가는데..
로얄 웨딩 스페셜 메뉴!!!
케이트 메뉴가 더 싸네요
그날 만은 온전히 윌리엄과 케이트의 날이었나 봅니다.
돌아오는 길 호외 신문에는 로얄 웨딩만 잔뜩 담아져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어린 시절 부터, 가족 관계, 러브스토리까지 .. ..
물론 광고는 빠트리지 않았네요 .ㅎㅎ
호외지
호외지에 나온 미들턴과 왕족들의 캐리컬쳐
빅데이는 빅데이 였나 봅니다.
나도 이렇게 힘든걸 보면.
다음날 뉴스에는 케이트가 파티에서 입었던 드레스, 케익을 만들었던 사람들, 파티에서 몇시에 호텔로 돌아왔는지
리포터까지 호텔에 나가 라이브로 중계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다이애나의 경우 때문인지,
좀 심하다 싶은 정도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내가 보기엔)
행복하게 잘 살면 좋겠습니다.
'me telling the stor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런던에서 버스타는 임산부, 불룩한 배 위에 그것은? (2) | 2011.07.01 |
---|---|
제이미 올리버, 먹거리에 시비걸다. (2) | 2011.05.20 |
로얄 웨딩으로 돈 버는 영국. (5) | 2011.04.21 |
기차길 옆은 집값이 똥값? (1) | 2010.11.22 |
나를 믿어주는 곳은 어디입니까? (2) | 2010.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