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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디자이너스쿨(1) 박원순변호사의 명언들

yyva 2010. 7. 12. 16:00

소셜디자이너스쿨(1) 박원순변호사의 명언들

2010-07-12

 

첫날 워크샾

 

백사실 계곡을 거쳐 다양한 레크레이션을 통해 그날 모인 SDS(Social Designer School) 7기생들과 얼굴도 익히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기본적으로 세상을 변화하는데 나도 한 몫 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가지고 모인 사람들이라 그런지 뭐든 받아들이고 빨아들일 자세였다. 세상을 디자인 해보고 싶다고 하는 사람들이니..

 

여기 모인 사람들만 가지고도 공화국을 만들 수 있겠어요.”

박원순 변호사의 처음 강좌는 나로 하여금, 어쩌면 우리로 하여금 동감, 공감을 얻어내고자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우리에게 한껏 자신감을 주는 한마디가 아니었나 생각했다. 나도 너도 우리도 모두 함께 세상을 바꿔나가는데 동참하자는 메시지는 내가 생각하던 변혁의 거대함과 부담, 혹은 위대함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였다. 순간의 선택이 인생을 좌지우지 하는 경우가 있듯이, 어쩌면 우리의 작은 행동이 거대 변화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었다. 그러니 한 사람 한사람의 힘이 그렇게 크니, 42명이라는 숫자가 공화국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그의 말은 단순한 치켜세움은 아니었을 듯 싶다.

 

함께 꿈꾸면 못할 일이 없다.”

징키스칸이 말했던 가. 그의 입을 통해 들으니 새삼 가까이 느껴졌다. 수많은 일들을 생각해 내며, 세상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바라보는 그는 항상 혼자가 아니었다고 강조한다. 생각이 나면 많은 사람들에게 일을 던지고, 함께 하자고 소리내었다. 그렇게 만든 단체만도 수십개.

 

우리같이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이 비빌 수 있는 가장 좋은 언덕은 웹사이트

깨끗한 재단하나 만들어 놓고, 투명하게 운영하면서, 온라인으로 기부할 수 있도록 정말 좋은 컨텐트 하나 제공하면, 사람들은 몰리게 되어있다고 한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근데, 그런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는 걸까.

 

문제의식은 가득한데, 새롭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는 건 어려운 일인 것 같다며, 어떻게 그런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지 팀을 달라고 했더니, 당신의 연구실을 보여주며 설명을 하시겠단다.

 

강의가 끝나고 원순씨의 안내를 받으며 SDS 7기 생들과 함께 희망제작소 여기저기를 둘러 보았다. 사용설명서를 만들고 싶을 만큼 여기저기 흔히 볼 수 없는 그렇지만 어렵지 않은 아이템들이 보였다. 천사클럽이라고 만들어 놓은 기부자들의 명함 벽. 세분화된 쓰레기 분리수거 복도. 기부자들의 이름이 빼곡히 들어있는 수많은 별들, 짝궁명함의 주인공들이 작품처럼 걸려있는 갤러리 같은 계단 벽, 시민들의 건의가 적혀있는 벽어느 하나 그냥 지나 칠 수 없는 공간들이었다. 원순씨의 연구실은 여느 교수님들의 연구실과 다르지 않았는데, 나는 그의 한마디에 그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알았다.

 

나는 보지 않은 문서는 버리지 않아요. 다 정리해 두는 거지요.”

요즘은 스캐너라는 게 있어서 스크랩을 하지 않아도 좋다면서, 예전에 공부하던 시절의 스크랩들을 잔뜩 보여준다. 기부봉투 하나도 버리지 않고 필요하다 싶으면 붙이고 또 붙여서 파일을 만든다. 공부하라 하신다. 결국, 많이 보고 관심가지고 공부하고 또 공부해야 아이디어도 나오는 것이 아닐까.

 

거기 뒤에 문 좀 열어보세요.”

원순씨의 연구실 책상 뒤에는 이상한 문이 하나 있다. 문이 있을 자리가 아닌데 말이다. 연구실로 들어오는 문은 책상 앞에 있는데 의자 뒤에 있는 문은 뭘까. 옆에 있는 학생에게 원순씨가 묻는다.

원순씨 - “OO씨는 희망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OO - “.. 용기, 사랑.. 뭐 그런게 아닐까요?”

원순씨 – “거기 뒤에 문 좀 열어보세요. 나는 저 문 뒤에 보이는게 희망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리고 우리는 모두 감탄사를 내질렀다. 문을 여니 거울에 그 학생의 모습이 비치는게 아닌가.

내가 희망이구나. 매일 거울을 보며 외쳤을 원순씨. 그것이 그를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준 것이 아닌가, 나도 배워본다.

 

내가 희망이고 내가 할 수 있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