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와이프 6

말로만 듣던 서양여자들의 산후조리 (1) 병원에서

사실, 산후조리라는게 별거냐... 했었다. 특히 아이를 낳고 마취(무통주사)가 풀리기 전까지 난 말 그래도 '거만'했던 거다. 아이를 새벽에 낳고, 감동의 물결도 지나가고 나니 배가 고픈것이 생각났다. 저녁에 신랑이 사온 샌드위치가 있어, 그거라도 먹으려니, 엄마는 내가 불쌍하다고 눈시울을 붉히신다. 엄마는 내가 미역국을 먹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우셨던 것.. 여기서 부터 엄마의 '한국 비교 체험'이 시작되었다. 한국에서는 애 낳으면 미역국이랑 따뜻한 밥도 주는데...(이 나라는 어찌 된게 애 낳은 사람 밥 한 공기 안 주냐, 영국이 잘 산다더니 다 거짓말이라고..) 급 내가 마치 가난한 나라의 굶은 아이처럼 찬 샌드위치를 우적우적 먹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먹어본 샌드위치 중에 단연 쵝오! 였다...

미드와이프의 손.

영국에서 미드와이프(산파 혹은 산부인과 간호사 정도로 해석될 수 있겠다.)와의 만남은 셀레고도 즐거운 일이다. 간혹 내 몸에 이상이 있을까 걱정도 되지만, 나는 이 사람과의 만남이 좋다. 아이에 대한 새로운 소식을 들을 수 있고, 나의 걱정을 상담할 수도 있고, 아이의 심장소리도 들려준다. 피검사 소변검사도 하고, 건강사항들을 체크한다. 한국에서 산부인과에 가면 하는 것들보다 못한 것들이 많지만, 의사를 만나는 기분과는 사뭇 다르다. 12주에 처음 미드와이프를 만나고, 첫 초음파를 찍고 검사를 한다. 16주에 다시 미드와이프와 상담을 한다. (미드와이프는 여러가지 상담을 해준다.)20주가 되면 정밀 초음파를 찍고,24주가 되면 미드와이프를 만나 정기검진을 한다. 이때부터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더이상 ..

20주 초음파 : 아들이어도, 딸이어도...

20주가 초음파를 찍으러 가는 날. 주변사람들이 난리다. 아들인지 딸인지 알 수 있는 날이란다. 알게되면 카톡보내달라고 미리미리 문자를 보내왔다. 나도 궁금하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떨렸다. 누군가 그랬다. 아들이어도 딸이어도 서운하다고.. 서운하다고?...왜 그러냐고 물으니, 아들이면 딸이 아니어서 서운하고, 딸이면 아들이 아니어서 서운 하단다. 바라는 성별이 나와도, 인간은 자기가 가지지 못하는 것에 대한 본능적인 서운함이 있나보다.나도 그럴까.. 아들딸 누구든 건강하게만 있다면 바랄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병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같은 병원 같은 검사실. 접수를 하고 대기실에서 이름이 불리울 때 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탬즈강을 사이에 두고 빅벤을 바라보고 있는 병원의 창밖의 뷰가 아름다웠다. 간만에 난..

첫 초음파 : 건강만 하면 이미 효도.

영국에서 NHS (국립 의료보험)로 총 찍어주는 초음파는 두번이다. 무료로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은 좋지만, 그 서비스를 유지하려면, 하라는 대로 해야 한다는 단점..무엇이나 장단점이 있는 법... 내 맘대로 초음파를 찍어달라고 찍어주는게 아니다. 물론 돈을 더 내고 사립 병원에 가면 되지만, 뭐 문제가 없다는데 그럴 필요까지는 못 느낀다. 첫 초음파는 12주에, 두번째는 20주에 찍는다. 그리고는 별 일 없는한 안 찍어 준단다. .. 알겠다. 3D로 찍었다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 아직. 첫 초음파를 찍으러 갔다. 병원이 큰 데다가, 사람이 많으니, 괜한 걱정이 되었다. 매번 갈때마다 새로운 기분이다. 작은 병원이라면 왠지 안 그럴까... ?초음파를 찍어주는 사람은 의사도 간호사도 미드와이프도 아닌, 소..

미드와이프와의 첫만남; 공감해주는 그녀.

드디어 12주. 미드와이프와의 약속이 있는 날이었다. 초음파는 날짜가 조금 뒤로 잡혀 있었다. 먼저 미드와이프와 만나서 상담을 해야 한다고 했다. 사는 집 주소에 따라 산부인과가 있는 병원이 결정되는데, 내게 정해진 병원은 나이팅게일이 일했었다던 병원이랜다. 뭔가 있어 보인다. ^^ 산부인과 병동으로 들어가서 접수를 하니 두꺼운 주황책자를 준다. 읽어보고 쓰라고 한다. 통역이 필요한 사람은 처음 GP를 만날때 신청하면 다 정해준다. 무료로. 난 그냥 내가 해보기로 했다.역시 의학용어들은 모르는게 너무 많다. 신랑과 함께 공부하듯이 사전을 펴고 이것저것 적는다. 적어야 하는 페이지가 많다. 가족력부터 시작해서 사는 집, 종교, 남편과의 관계까지 다 적는다. 남편의 가족력까지. 근친인지도 물어본다. 그게 한..

새생명과 엄마를 대하는 다른 자세.

블로그를 자주 하지 않는 게으른 성격으로 글을 자주 올리지 못하다가,요즘 삶의 변화를 느끼면서 다시 찾은 나의 블로그의 글을 보자니, 임산부 이야기가 있다. 이게 언제적이더라... 그때는 친구가 놀러온다고 이 뱃지를 주문했었는데, 나, 이제 임산부 당사자가 되어서 이 뱃지를 달고 다니는 사람이 되었다. 그때 받아 둔 뱃지를 어디다 두었는지 알수 없어서, 다시 주문했더니, 다시보내준다. 좋은 나라다. ㅎㅎㅎ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영국의 임산부를 대하는 시스템과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국의 NHS(국민의료보험)에 대해서 이래저래 말이 많다. 특히 산부인과가 매우 중요한 우리나라에서는 영국의 낙후한(?) 시설이 엄마들 사이에서 꽤나 비교대상이 되는 것 같다. 돈을 내지 않는 이 나라와, 자식이 최고인 대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