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7

그리움은 그리움을 부르네.

사람의 인연은 참으로 신기하기만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친하다가도 잊혀지고, 어떤 사람들은 소소한 정만 나눴을 뿐인데 어느 순간 인생에 빼 놓을 수 없는 친구가 됩니다. 오늘 오래전 함께 공부하던 친구를 런던에서 만났습니다.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바다건너 대륙을 건너 시드니에서 함께 공부하던 친구였는데, 영국에서 우리는 서로가 여기 있는 지도 모른채 함께 1년이나 살았더랬습니다. 그때 우리는 영국가서 공부하면 좋겠다고 꿈을 이야기했었습니다. 둘이 함께 런던에서 만났다는 것이 단지 만났다는 것을 넘어서는 기분이랄까.. 내가 가던 곳을 그 친구도 자주 다녔었고, 그 친구가 자주 걷던 곳도 제게 익숙한 곳이었습니다 . 그렇게 영화처럼 빗나갔던 우리의 발걸음이 한 자리에서 만나졌습니다..

real essays 2011.11.17

제이미 올리버, 먹거리에 시비걸다.

제이미 올리버. 요리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들은, 이름만 들어도, '아~~' 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의 요리는 가식이 없다. 쉽다. 그리고 즐겁다. 처음 제이미의 요리프로그램을 접하게 된 건 호주 유학 시절이었다. 왠 청년이 장을 보는 장면이 나오길래, 드라마로 착각을 하고 봤던 기억이 난다. 계속 보고 있자니 요리 프로그램이다. 아무리 맛있는 것도 혼자 먹으면 맛이 없다고 했나,, ... 그의 요리 프로그램의 마지막은 꼭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방문해 함께 식사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물론 그날 제이미가 한 요리들을 말이다. 판타스틱(Fantastic!), 브릴리언트(Brilliant!)를 외쳐가며, 특유의 영국식 발음으로 요리를 설명한다. 앞치마도 두르지 않은 더벅머리 청년이 청바지에 빈티..

로얄 웨딩, 직접 가본 풍경!!

화려했던, 그야말로 동화같았던 로얄웨딩이 치.러.졌.습니다. Happily ever after 나, good luck!! 들이 적힌 카드, 얼굴 가면, 접시, 컵들이 아직도 선물가게에는 만연하고 있지만, 그 축제의 분위기는 이제 사그러 들고, 다시 원래의 관광지 런던으로 돌아왔습니다. 로얄 웨딩 날 시내로 걸음을 옮길까 말까 하다가, TV 중계로 케이트가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입장을 해서 윌리엄과 함께 서는 모습을 보자마자 웨스트 민스터 사원으로 나섰습니다. 결혼식이 끝나면 퍼레이드를 한다는데, 런던에서 이런 날을 구경하는 것이 또 올까 싶어, 축하도 해 줄겸 (ㅋㅋ) 거리로 나섰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웨스트민스터 서쪽으로 있는 람베스 다리를 건너면서 부터, 경찰과 바리케이트들이 즐비했습니다. 역시..

로얄 웨딩으로 돈 버는 영국.

다이애나의 큰 아들, 영국 왕위계승 서열 2위 윌리엄 왕자가 오는 4월 29일 결혼을 합니다. 다이애나가 찰스에게서 받았던 청혼반지로 청혼이 했다는 사실로 시작해서 로얄웨딩의 컨텐츠는 무궁무진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컨텐츠의 나라 '영국'답습니다. 다음주 런던의 호텔들은 방이 없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남의 결혼식 보러 이역만리 날아와?" 하는 분의 이야기가 문득 머리를 때립니다. 축제를 보러 시기를 맞추어 여행을 하는 사람들 처럼, "윌리엄 결혼식 맞춰서 런던은 다음주에 온다"는 여행객들을 많이 봅니다. 온 나라가 떠들석 합니다. 영국 뿐아니라 영연방부터 시작해서, 우리나라에서도 누가 초대되었는가에 관심사가 몰리고 네이버의 글들이 메인으로 뜨기도 합니다. 북한 대사는 초대되었는데, 리비아 대사는 초..

기차길 옆은 집값이 똥값?

런던은 이야기가 다르다. 어디를 가려고 구글 맵을 보면 런던 지하철 튜브(Tube), 기차(train), 트램(Tram: 지상으로 다니는 짧은 기차), DLR(지상으로 주로 다니면서 시내외각에 주로 있는 교통)등등 레일들이 거미줄같이 엮여 있다. 역시 기차의 원조 국가답다. 기차길이 도로만큼 깔린 것 같다. 이렇게 기차길이 많으면 시끄러워서 살까.. 한국에서 기차길 옆이 발달된 곳을 별로 본적이 없다. 시골집에 가려고 기차를 타면 주로 논들이나 산들, 혹은 시내의 후미진 곳이 보이기 일쑤다. 그게 너무 당연하다 싶었다. 기차길 옆에서 뭘 할 수 있을까 말이다. 근데 영국에서 흥미로운 것들을 봤다. 복스홀 근처로 이사오면서, 많은 주변 사람들이 거기가 교통이 좋다고 해서 보니, 역시 기차역도 튜브역도 있고..

나를 믿어주는 곳은 어디입니까?

런던 금융의 중심지 Canary Wharf 얼마전 컴퓨터가 고장나 결국포맷을 시켜버렸습니다. 그리고 얼마후 지갑을 잃어 버렸습니다. 데이터 백업도 되어 있었고, 지갑속에는 별로 중요한 것들이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찰나, 인터넷 뱅킹으로 돈을 송금하려니 공인인증서가 온데간데 없고, 그제사 은행의 보안카드들이 다 지갑속에 있었던 것이 기억났습니다. 외국에 있는지라 한국으로 돌아가서 다시 받아올수도 없고 발을 동동 구르는데, 얼마전 영국에서 받은 학생증이며 여러가지 증명서를 스캔한다고 푸닥거리던 남편이 보안카드들까지 다 스캔을 떠 놓았답니다. 식은 땀이 사~악하고 식는 기분이었습니다. 보안카드가 한국에 있는 가족들 보다 쓸모있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누군가 나의 일들을 대신해 줄 수 없는 세상이기 때문일..

런던에서 "주"하기

의.식.주; 인간이 살아가기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나한테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아마 몇 몇은 벌써 짐작했겠지만) 첫째, 먹는 것 둘째, 먹는 것 셋째, 먹는 것 넷째, 살 곳 다섯째, 입는 것 순으로 그 중요도를 이야기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요즘 나는 '살 곳'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학생이나 사업가들이나 영국에 거처를 오래 정해야 하는 사람들은 오기 전에 미리 머물곳을 정해서 오기도 하지만, 잠시 호텔이나 민박에서 머물면서 오래 머물 거처를 정하기도 한다. 물가가 비싼 영국에서 호텔은 역시나 돈있으면 언제나 오케이 이지만, 나같은 학생들은 역시 민박에서 적절한 딜의 그 끝을 맺는다. 영국에는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있는데 '쉐어' 시스템이다. 많은 서구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