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telling the stories 32

모유수유, 엄마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임신하고 나서, 주변에 조언을 구할때가 마땅치 않을 때 카스나 카톡으로 친구들에게 육아에 대한 조언을 많이 구했었다. 한 친구가, '모유수유.. .그거 그냥 되는 거 아니다. 준비해야 하고 공부많이 해야 한다.' 했을때, '모유수유 성공기'라는 표현을 봤을 때, 도대체 뭐 그게 힘든거라고 '성공', '실패'라는 말을 쓰는 걸까 의아했다. 가볍게 정보를 찾아봤었다. 아이가 태어나고 12시간안에 아이에게 젖을 물려야 한다.초유는 최고의 모유.. 꼭 먹여야 한다. 분유나 젖병은 피해라. 정도. 겪어보니,생생한 경험담을 들어보지 못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왜 내게 아무도 모유수유는 눈물나게 아픈일이다.처음에는 찟기고 갈라져서 피도 나올 수 있다. 한달은 고생해야 한다.젖이 잘 안돌면 아이도 고생이다...

말로만 듣던 서양여자들의 산후조리 (2) 퇴원 후

영국에서는 퇴원을 하면 미드와이프가 두번, 헬쓰비지터(Health Visitor)가 일주일에 한번씩 두번온다.이 사람들이 나의 상태를 보면서 그만 와도 될 성 싶으면, 클리닉(보건소 같은)으로 가서 아이를 주기적으로 체크할 것을 주의 시킨다. 미드와이프는 나의 건강, 아가의 건강을 봐주고, 특히 모유수유를 국가가 적극 권장하는 만큼 모유수유를 위한 정보와 연습을 시켜준다.와서 자세도 봐주고, 약도 알려주고, 등등.. 헬쓰 비지터도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이 사람은 내가 해야 하는 일, 나의 주변 상황들을 체크한다. 가령, 집은 렌트인지, 산집인지, 어떻게 재정적으로 감당하며 살고 있는지, 혹시 남편이나 같이 사는 사람중에 위협이 되는 사람이 있는지, 아이 보조금 같은건 어떻게 받을 수 있는지 등등 실질적..

말로만 듣던 서양여자들의 산후조리 (1) 병원에서

사실, 산후조리라는게 별거냐... 했었다. 특히 아이를 낳고 마취(무통주사)가 풀리기 전까지 난 말 그래도 '거만'했던 거다. 아이를 새벽에 낳고, 감동의 물결도 지나가고 나니 배가 고픈것이 생각났다. 저녁에 신랑이 사온 샌드위치가 있어, 그거라도 먹으려니, 엄마는 내가 불쌍하다고 눈시울을 붉히신다. 엄마는 내가 미역국을 먹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우셨던 것.. 여기서 부터 엄마의 '한국 비교 체험'이 시작되었다. 한국에서는 애 낳으면 미역국이랑 따뜻한 밥도 주는데...(이 나라는 어찌 된게 애 낳은 사람 밥 한 공기 안 주냐, 영국이 잘 산다더니 다 거짓말이라고..) 급 내가 마치 가난한 나라의 굶은 아이처럼 찬 샌드위치를 우적우적 먹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먹어본 샌드위치 중에 단연 쵝오! 였다...

둘째는 한국에서 낳는 걸로. (2)

그래서.... 결국 무통주사를 맞는 걸로 결정을 하고 나니 신랑더러 짐싸란다. 무통은 여기서 맞는게 아닌가 보다. 근데 이 무통 주사라는 것이 이 나라에서는 자주 놓아주는 것이 아닌지, 권장 사항이 아닌지... 임산부 클라스 갔을 때 부터 무통 주사의 부작용만 열심히 설명해 주더니, 막상 출산에서도 그 토록 진통을 하도고 안 놔주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자리를 옮겨서 무통주사를 놓는 분만실에 가니, 전용(?) 미드와이프가 있다. 다른 분만실에서는 여러 미드와이프들이 번갈아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데,여기 미드와이프는 내 곁을 떠나지를 않는다. 뭔가를 체크하고 기록하고, 누군가에게 보고 하는 루틴을 계속 유지한다. 다른 미드와이프가 와서도 계속 하지만, 자리를 비우는 법이 없다. 이 모든게 결국 나라 돈이라고 ..

둘째는 한국에서 낳는 걸로. (1)

신랑에게 선포했다. 만약 둘째가 생긴다면, 무슨일이 있어도 한국에서 낳는 걸로. 만삭의 단상을 쓰고, 오랜 공백동안, 물론 난 출산을 했다. 산후조리도 했다. 그리고 나니 이제사 정신이 들어, 나의 출산기를 잊지 않기 위해 다시 블로그에 들어왔다. 40주가 되면 아이는 반드시 나오게 되어있다. 조금 늦거나 빠를 수 있지만, 나오지 않을 길은 없다. 다행히 (?) 사랑이는 예정일에 맞춰 세상을 향한 문을 두드렸다. 예정일 아침 런던에 오랫만에 해가 떴다. 느므 신나는 마음에 햇빛을 그냥 낭비해 버릴 수 없어, 신랑과 엄마를 대동하고 집앞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산책 길마다 엄마는 지나가는 온갖 식물들의 이름을 맞추려고 하시고, 모르면 물어보시고(나는 알길이 없다. 연신 '몰라'만 외쳐대고..) 이쁘다, ..

만삭의 단상

임신 6-7개월 즈음 되었을 때, 배에 살 트임도 없고, 별 다른 증상 없이 배만 나온 임산부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아이를 낳아 본 경험이 있는 엄마들은"행운이다" 혹은 "부럽다.." 등등의 말들로 나를 위로 했지만, 얼마나 나를 짧은 인간으로 생각했을 까 하는 생각이, 만삭이 되어서야 들었다. ㅠㅠ 이제 9개월 지나바라.... 하는 마음들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ㅎㅎㅎ 9개월이 지나 10개월에 들어섰다. 이제 출산 예정일을 2주 남겨놓고, 지난주 부터 잠을 이루기가 힘들어 진다. 잠은 대체 줄지 않는데 잠을 못자니 맨날 쾡한 얼굴이다.붓기는 생전 없더니 요즘은 퉁퉁부운 얼굴에 손에, 발에.. 불쌍해진다.살이 트이지는 않았지만, 배 가죽이 늘어날 대로 늘어나서 실핏줄이 다 보일 지경이다. 이제 부터는..

엄마의 외출

엄마가 영국에 오셨다. 그것도 혼자서. 엄마는 내게 또 영웅이 되었다. 왜 혼자가 중요한지는 비행기를 많이 타본 사람은 공유하지 못할듯하다. 엄마에게 이번 외출은 중국 단체관광을 제외하고는 처음 타는 비행기 여행이었다. 물론 직접 오시는 엄마는 걱정이 더 하셨겠지만, 나의 걱정은 더욱 태산을 이루었다. 영국항공이 비록 직항이라고는 하지만 한국 승무원도 적고, 악명높은 히드로 공항에 내리셔서 대처하실게 걱정이었다. 엄마는 물어물어 오면 다 오지 않겠느냐고 하셨지만, 영어도 잘하고 말짱한 젊은 사람들도 당황하는 바람에 괜시리 추방당하는 곳이 히드로 공항이라... 잘 나와서 만나지 못하고 서로 빙글빙글 공항을 돌며 못찾는 경우도 많고. 여러가지 공항에서 일어날수 있는 최악의 상황들이 머리속을 가로질렀다. 엄마..

임산부 클라스 (Antenatal Class) : 육아 (Parenting)

오늘은 4주째 임산부 수업. 실제적으로 마지막 클라스였지만, 지난주 모유수유 편을 감기로 빠진 관계로, 사실상 나에게는 3번째 수업이 되겠다. 3주후에 다시 그 수업이 있는데, 교육을 담당한 미드와이프는예약없이 와도 된다며, 혹시 그때까지 아이가 안나오면 다시오란다. 모유수유편을 듣게 해준다고. 우리 사랑이 남은 6주 다 꼭 채우고 나와주길.. . 오늘 수업은 지난 번 보다 숫자가 확 줄어든 기분이다.나의 버(ㄹ)쓰 파트너(Birth Partner)도 사정상 함께 하지 못했으니, 머... 어쨌든 수가 줄었다. 가는 길에 만난 나의 클라스 메이트(?)는 내가 감기로 지난주 수업에 빠져서 안타깝다고, 수업이 어땠냐고 물으니,'지난주에 너 안나왔길래, 넌 모유수유 안하는 줄 알았다'며 너스레를 떤다. 모유, ..

먼저 아이낳은 친구들과 엄마의 잔소리를 대신해 주는 책

가족, 친지, 친구들이 없는 타지에서 임신을 하는 경우, 장점은, 해라, 하지마라는 섣부른 훈수를 듣지 않아도 된다는 것. 가끔은 자신의 경험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양, 모든 현상이 타인에게도 적용될 듯이 '강요'하는 소리를 듣기도 하는데,그런 것들이 free(없는)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단점은, 그런 소리를 너무 듣지 못하는 나머지, 책이나 인터넷에 떠도는 (신빙성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후기들을) 이야기들을 보면서더 혼란스러워야 한다는 점. 함부로 행동하기도 한다는 점. 누가 훈수라도 두어줘... ㅠㅠ 언젠가 찬바닥에 앉으면서, 가끔은 엄마의 잔소리를 상상해 봤다. '분명히 내가 이러는 걸 봤으면 이런데 앉지 말라고 하셨겠지?' 그러면서, 그냥 철푸덕 앉는 순간, 내맘대로 하니 좋을 ..

임산부 클라스 (Antenatal Class) : 분만 준비 2 -파트너의 자세

일주일이 정말 빨리 간다. 두번째 시간에 가니 익숙한 얼굴들이 반갑다. 지난주에 이어서 분만에 대한 수업이다. 오늘은 '분만의 고통을 줄이는 법'을 알려준다 하신다. 완전 기대. 뭐 여러가지 대충 들은바는 많지만,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고, 영국에서는 어떤 옵션들이 있는지 모르니 오늘은 초 집중 자세! 수업이 시작하자마자 세곅 각국에서 온 이 출산 대기자들의 자기 나라 출산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뭐 특별한 것들이 많지 않았지만, 정말 충격적인 것 하나는 불가리아. 그 분의 이야기가 맞다면, 거기는 30세 이상은 모두 노산으로 '무조건' 선택없이 제왕절개를 한다는 것. 동유럽 아이들이 10대에 정말 미모가 절정에 이르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그렇다고 30세를 노산이라고 할 것 까지야. .그렇게 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