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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디자이너스쿨(7) ‘lead’보다 ‘encourage’를..

yyva 2010. 8. 17. 18:14

소셜디자이너스쿨(7)       ‘lead’보다 ‘encourage’를..

2010-08-16

원기준 목사님의 강의였다. 어디선가 많이 보았다 했더니, 신문에서 봤나 보다.
여튼 당신 스스로 유명하신 분이란다. 안 그래도 그래 보인다.

 

배우는 사람, 원기준.

내가 태어나고 몇 해 후였던 1985년, 20대 청년이엇던 그는 태백으로 내려가 노동운동을 하다가,
지역주민 살리려고 탄광촌에서 데모하다가 강원랜드(현 하이원리조트) 만드는데 일조했고,
‘역사적 책임감’에 도박, 마약중독 치료에 앞장도 섰다.

그러다, 철암 마을을 통째로 박물관으로 만들자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실천중에
수재를 2년 연속으로 맞아 절망을 맞을 뻔 했지만, 그 와중에 아이들을 만난다.

그 날 그의 강의가 돋보였던 것은, 아니 그의 강의가 내 가슴을 진하게 울렸던 것은,
그의 행적이나 일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 때문이 아니었다.

그의 ‘배움의 자세’ 때문이었다.
그는 때때로 실패했다고 표현했고, 후회했다고도 표현했다.
지난날의 자신의 일들을 돌아보고 강의를 듣는 청중들 앞에서 말이다.
그러나 결코 포기했다거나 좌절했다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자신의 실패가 지금의 성공을 만들었다며 거만함을 드러낸 성공가들의 두꺼운 얼굴들과는 달랐다.
부끄러움이 묻어나는 그의 표정과 멋쩍은 어깨의 움직임은 그는 여전히 배워가며 살아가는 사람임을 보여주었다.

철암의 예전모습

거지 근성을 키우는 것을 복지라 하지 마라.

그는 2002년 수재가 났을 때를 기억하며 말했다.

“내가 그러잖아도 없는 머리(자신의 넓은 이마를 만지며)가 쭈뼛서는 장면을 목격한거예요. 동사무소에 사람들이 모여 있길래 들어가보니 할아버지 한 분이 동사무소 직원의 멱살을 잡고 화를 내시기에 무슨 일인가 물어보니, 아 이거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윗집에는 신라면 주고, 자신의 집에는 삼양라면을 줬다며 구호품 배분하면서 공평하지 않다며 화를 내시는 것이었습니다. 참… 수재 물품이 오는 걸 매일 매일 기다리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내년에도 수재 나면 좋겠구먼.. 농담처럼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습니다. 공짜요? 계속 받으면 거지근성을 기르는 아주 무서운 것입니다.”

사회복지는 걷어 먹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에게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방법과 힘을 주고, 베푸는 맘을 느끼고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오히려 그들을 찾아가는 사회복지사가 안쓰러워서 사람들이 감자 한 알이라도 쥐어 주고 있다면 그 사회복지사가 진정한 사회복지사가 아닌가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사람들로 하여금 베푼다는 것, 세상을 바꾸는 것은 거기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자연스레 배우도록 하여 그들에게 스스로 설 수 있는 힘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누군가에게 계속 받기만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본다. 또 누군가 줄 것을 기대하지 않겠는가. 사회복지사를 먹이는 사람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을까. 내가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라는 뿌듯함과 자신감이 있지 않을까. 내가 누군가에게 나누고 싶다면 그들과 같은 자리에서 혹은 더 낮은 자리에서 나누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 아닐까…

거기에 그는 또 덧붙인다. “모금은 긍정적인 것이지, 부정적인 것이 아니예요. 꼭 받는 사람이 불쌍해야 합니까? 아닙니다. 그들이 더 잘 할 수 있기 때문에 주어야 합니다.” 그렇다. 이제는 주는 사람도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누군가에게 거지근성을 주는 공짜 원조를 내가 지금 한다고 생각하면 과연 우리는 기분이 좋을 것인가 말이다. 우리가 뭔가 할 수 있는 사람에게 나누고 투자한다는 의식이 이제는 필요하지 않은가.



Lead 대신 Encourage를

“이 사진을 좀 보세요. 수재의연금으로 어린이 도서관을 만들어서 개관식을 하는데, 철암주민이 없어요. 나는 85년부터 항상 앞장서서 내가 잘났다고 소리를 쳤어요. 마을 주민들이 뭘 원하는지 뭐가 부족한지 나는 내가 다 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그렇지 않았던 거예요. 나는 그들에게 가까이 가기엔 너무 먼 당신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그는 자성과 함께 모든 방식을 바꾸었다. 리드(lead; 이끌다)가 아니라 인커리지(encourage; 북돋아주다)로. 그와 함께 철암을 일군 다른 한 명이 있었다. 그는 원 목사의 비전에 하나되어서 어린이 도서관을 도왔다. 결혼을 해서 아이를 데리고 살면서 그는 진정한 철암 주민이 되어서 일한 진정한 풀뿌리 운동가라고 원 목사는 입이 닳게 칭찬을 했다.

그는 마을에 일이 있으면 마음속에 자기의 결정이 있어도 항상 어른들에 ‘어찌 할까요, 어르신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묻곤 한단다. 아이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고 의논을 하고 아이들이 그리고 어르신들이 스스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 결정할 수 있도록 돕고 앞장서 실행을 한다고 말했다.

 “아이 한 명과 소통하지 못하면서 내가 어떻게 마을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을 했을까요. 주민이 되지 않고 주민운동을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원기준 목사는 그렇게 어린이들이 스스로 한푼 두 푼 모금을 하고 모금 활동을 하고, 홍보를 하고, 운영에도 동참하고, 아이들이 공부하고 배우는 그런 ‘철암 어린이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이 모금운동을 한 저금통

더 발전하고 더 배워가는 그의 모습이 그를 그 어떤 젊은이 보다 아름답게 보이도록 해주었다. 조손가정 어린이들이 더 넓은 세상을 보고,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어린이들이 스스로 도울 수 있도록 돕는 그의 특별한 방식으로 말이다.

원기준 목사님께 감사와 존경의 박수를 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