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says 19

육아를 '하는' 아내, 그를 '돕는' 남편

2011/07/12 21:25육아를 '하는' 아내, 그를 '돕는' 남편어린시절, 할아버지가 가르쳐주시던 동몽선습이라는 한자 책의 첫 글귀에 부생아신 모국오신이라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아버지 날 나으시고, 어머니 날 기르신다 했습니다. 엄마가 날 낳았는데, 아부지는 돈 벌고.. 머리속에 들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래도 할아버지가 따라 읽으라 하니 그렇게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다른 글귀는 생각이 안나는데, 그 말씀만 유독 머리에 남아 '성'을 공부하는 제게 다시금 머리를 갸우뚱 하게 만듭니다. 아버지의 정자가 어머니의 난자와 만나는 곳이 어머니의 나팔관. 어머니의 자궁에서 우리는 자라 어머니의 피와 살을 먹으면서 99%가 넘는 영양분을 어머니의 것으로 부터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상으로만 보면, 그래 아..

real essays 2013.03.04

외모와 자존심과의 관계; 나를 중심으로

2011/06/28 02:52외모와 자존심과의 관계; 나를 중심으로오늘은 옷도 맘에 안들고, 안경때문에 화장을 3분내로 끝내버리는 것도 습관이 되어서 인지, 얼굴도 더 엉망이다. 그나마 발라 놓은 분 마저 땀때문에 나를 더 구질하게 만든다. 머리결은 이리도 않좋은지 남들처럼 묶었는데 어째 내 머리만 더 푸석거리고 예쁘지 않은지 모르겠다. 점점 더 외모 지상주의를 비판하게 만드는 나의 얼굴이다. 그럴때면 왜 내가 초라해 지는지 모르겠다. 초라해 지면 자신감도 없어지고, 모두가 나를 루저(loser)로 생각할 것 같은 미묘한 감정이 솟는다. 힐이라도 신어서 남들을 내려다 보기라도 하면 좋을텐데, 그럴 용기도 없다. (이상하기도 하지, 왜 내려다 보면 '군림'하는 것 같을까. 키가 크면 위너-winner-이고..

real essays 2013.03.04

생각 남기기.

2011/06/15 22:44 생각을 남겨보려고 합니다.지나가는 생각들이 아쉬울때가 있습니다. 낙서장이 발명의 기반이 되어주기도 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머리를 스치는 두서없는 생각들이 그냥 개똥철학으로 남아질 수도 있지만, 수없이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이론이 될 수 있겠다는 무한 긍정의 생각을 접어 둘 수 없어 한번 남겨보려고 합니다. 서른이 되었으면 이제는 가진 것들을 혹은 배웠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사회에 토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수없이 해보다가 결국 생각을 남겨보자고 결심해 봅니다. 지금 고픈배를 채우러 도서관을 나가 샌드위치를 사먹을 까,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조금 배고픔을 참을까 하는 고민속에서도, 배고픔을 참느라 생각이 분산되는 과정에서 공부가 잘 될 수 없다는 생각과 그 순간 조금..

real essays 2013.03.04

부모는 어디에 계시나 자식을 키운다.

신랑은 종종 먼저 하늘나라로 가신 아버지 생각이 나나보다. 뜬금없이 내게 눈을 맞추지 못하고 허공을 바라보면서 아버지 이야기를 던진다. 부모는 어디 계시든 우리를 키우시는 것 같다며. 철드는 신랑 1. 아버지가 어느 날 나한테 만원짜리를 주시면서 이러시는 거야. “오늘 아빠가 친구들이랑 추어탕을 먹는데, 서울까지 올라온 친구들한테 내라고 할 수 없어서 아빠가 샀다. 2만5천원이나 썼는데, 아빠만 이렇게 쓸 수 없으니까 우리 아들도 맛있는 거 사먹어라.” 그날 나는 친구들이라 밥 먹고 노느라고 돈을 펑펑 쓰고 다녔는데, 아빠는 2만 5천원이 너무 큰 돈이었던 거야. 당신이 7000원짜리 추어탕을 드신게, 아들한테 미안해서, 큰 맘먹고 만 원짜리를 주신거지. 마음이 쓰렸어. 너무 죄송하기도 했고 말야. 나는..

real essays 2012.11.26

노숙자의 개처럼 사랑하겠다.

날은 추워지는데 노숙자는 많아진다는 보도다. 함께 하는 개들의 눈빛이 더 서글픈 모습이다. 길을 가다가 좋아보이는 개 한마리와 노숙자를 보았다. 개는 주인 곁을 지킨다. 겨울이니 개와 함께인 노숙자가 어쩌면 혼자인 노숙자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마저 든다. 돈도 없고, 가족도 없다. 집도 없는데, 뭐가 남았겠나 싶지만, 그(녀)의 개는 그(녀)를 지킨다. 직장도 잃고, 가족도 무능력한 남편(아내)을 버리고, 친구도 등지지만, 개는 남아 그의 체온이라도 지켜주는 듯, 그의 곁을 떠나지 못한다. 모두가 그에게 바라는 것이 없을 때도, 노숙자의 개는 그(녀)에게 사랑을 원한다. 그(녀)도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인간의 사랑이라는 것이 뭔가 싶다. 돈도 없고, 능력도 없고, 건강마저..

real essays 2012.02.10

장보러 가는 길, 나는 문득 인생을 느낀다.

장보러 간다. 그때마다 나는 문득 인생을 느낀다. 이번주에는 스파게티도 해먹고, 고등어도 지져먹어야지. 올리브도 하나 사야겠다. 커피는 세일하면 사다 두어야지. 냉동피자랑 아이스크림도 사와야지.. 안먹은지 오래됐군. 아차차... 휴지를 빼먹을 뻔 했구나.. 살 것들을 생각하면서 약간은 설레는 기분으로 집을 나선다. 마트에 가서 여기저기를 두리번 거리면서 물건을 찾고, 어떤 것은 필요한 것들, 어떤 것들은 필요없는데 그냥 필요할 것 같다고 정당화하면서 어떤 것들은 필요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그냥 '좋으니까' 집어버린다. 카트에 담고, 계산을 한다. 장바구니에 담으면서, 이런.. 생각보다 너무 많이 샀군.. 어떻게 들고 간담... 그러나.... 역시나 산 물건을 버릴 수는 없지 않은가.... 나는 낑낑대며..

real essays 2012.02.09

둘이 된다는 것.

이제 삼년차에 들어서는 둘. 둘이 되면서 나타나는 불편함들은 혹자는 '결혼의 폐해'라고 일컫기도 하지만, 엄마는 '인간이 되는 것'이라 하셨다. "인간을 의미하는 사람 인(人)자는 두 작대기가 서로 의지하는 형상이지 아니더냐, 반쪽 짜리들이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 인간이다." 고 엄마는 내가 결혼하고 첫 명절을 보낼 때 '이제 난 인간 노릇을 할 때가 되었다'고 말씀하셨다. 결혼을 하면 여기저기 챙겨야 할 곳이 두 세배 늘어 난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내 지인들이나 가족들에게 잘못하면 내 반쪽이 욕을 먹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 "둘이 되는 상태"에서 나타나는 너무 자연스러워져버린 현상이다. 이러한 상태를 불평하면, 엄마는 "이제는 인간 노릇을 하는 지라 힘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real essays 2012.01.05

삼재.

나쁜일이 생길때마다 어른들은 ㅇㅇ띠가 올해 삼재가 꼈더라. 올해만 지나가면 된다... 는 이야기들을 하신다. 어째 나는 인생이 고등학교때 부터 삼재라는 이야기들 들은 것 같다. 오늘 동갑내기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어째 이런 일들이 일어나냐... 하면서 우리가 올해가 삼재가 지나가는 해라 그러다더라.. 하는 이야기를 하는데, 왠지 모를 마음의 위안이 되었다. 지금까지 일어난 나쁜일들이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이제 좀 나아지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인 것 같다. 원래 인생이 그러려니, 내가 잘못된 선택을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원래 내 인생이 이렇게 되기도 되어 있어서 그려려니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해 진다. 왠지 내 탓이 아닌 것 같아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어째 삼재 안에 ..

real essays 2011.11.22

그리움은 그리움을 부르네.

사람의 인연은 참으로 신기하기만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친하다가도 잊혀지고, 어떤 사람들은 소소한 정만 나눴을 뿐인데 어느 순간 인생에 빼 놓을 수 없는 친구가 됩니다. 오늘 오래전 함께 공부하던 친구를 런던에서 만났습니다.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바다건너 대륙을 건너 시드니에서 함께 공부하던 친구였는데, 영국에서 우리는 서로가 여기 있는 지도 모른채 함께 1년이나 살았더랬습니다. 그때 우리는 영국가서 공부하면 좋겠다고 꿈을 이야기했었습니다. 둘이 함께 런던에서 만났다는 것이 단지 만났다는 것을 넘어서는 기분이랄까.. 내가 가던 곳을 그 친구도 자주 다녔었고, 그 친구가 자주 걷던 곳도 제게 익숙한 곳이었습니다 . 그렇게 영화처럼 빗나갔던 우리의 발걸음이 한 자리에서 만나졌습니다..

real essays 2011.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