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says

아들이 가져다 준 30년.

yyva 2013. 6. 28. 03:04

인생은 종종 리셋(Reset)이 된다. 


스물 여덟살. 

직장도 다니고, 나름 경험도 많이 했다 생각하고, 아는 것도 많은 것 같구,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도 하늘 높이 오르고, 

이제 남자만 만나 결혼하면 되겠구나.. 했다가, 

한 남자 만나 결혼해서 알콩달콩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해피엔딩.

... 이라고 생각했었다. 

왜 그 이후의 삶은 없는 것 같이 살았지?... 


고등학교 시절의 파란만장한 공부와 야자의 추억들, 

20대 대학시절의 사회에 대한 고뇌, 미래에 대한 고민, 해외로의 방황, 

맨땅에 헤딩하기, 말도 안되는 실험적 경험등등으로 수많은 '경험'을 했노라고 자부했고, 

시작인줄 알았던 30대 결혼후에 마치 인생이 끝난 것 같은 지루함도 다가 왔었다. 

그런 것들로 내 인생이 너무 꽉 차서 더이상 재미난 이야기가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이제 앞으로 뭐가 있을까... 생각하던게 엊그제 같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모든게 리셋 된 것 같다. 

앞으로의 인생이 파란만장 할 것 같은 생각에 겁마저 난다.

내가 지나왔던 30년의 인생을, 

내 아들이 30년을 또 그렇게 사는 걸 보다 보면 난 60이 된다.는 걸 생각해보니, 

이 아이가 내게 30년 인생을 새로이 가져다 준 것 같기도 하다. 


문득, 

나는 지난 30여년.. 뭘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앞으로 남겨진 또 다른 30년, 그리고 그 이후의 30년.. 을 위해서

난 뭘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가진것 하나없이 태어난 사람처럼, 

가진것도 준비한 것도 없이, 

'경험'이라는 보이지 않는 것 뒤에 수많은 변명들을 늘어 놓았을 뿐, 

마치 다시 태어난 것 같다. 


익사이팅 하기도, 

걱정이 되기도, 

설레기도 한다. 


결혼과 동시에 지루하게 엔딩이 된 것만 같았던 나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되었다.